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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8-04 02:21
한국어 vs 영어 차이인식, 영어 말하기 학습의 기초
 글쓴이 : Philip
조회 : 8,569  
 
 
 
 
우리는 누구나 영어 말하기를 잘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언어든 근본적으로 말하기를 배우는 방법은 동일한데 우리는 이미 한국어 말하기를 제대로 배워봤기 때문입니다.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소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획득되는 것이 바로 말하기 능력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영어 말하기를 배울 때 장벽에 부딪치곤 합니다. 그것은 영어와 한국어의 골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어와 한국어의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다른 영어 구조를 체화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사우나에서 쉬고 있는 우리를 상상해 봅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는데 갑자기 큰 불이 났습니다. 이 위급한 순간  우리는 무엇을 할까요? "불이야!"라고 소리부터 지르고 봅니다.  "목욕탕 도색에 쓰일 예정인 시너는, 화재 원인이 되기 쉬운데, 그 시너가 하필 목욕탕 난로 옆에 있어서 불이 났습니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의 두뇌는 중요한 것부터 먼저 말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화재가 발생했음을 인지한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들에게 불이 났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이런 상식은 ‘한국어의 구조’와 ‘영어의 구조’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또한 '한국어 사용자의 마음 구조'와 '영어 사용자의 마음 구조' 사이에 어떤 상이점이 있는지 드러나게 해줍니다. 하이데거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했듯, 한국어는 한국어 사용자의 마음을 담고 있고, 영어는 영어 사용자의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 말하기를 배울 때 알아두면 유익한 내용이 바로 두 언어의 차이점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중요한 것을 먼저 말한다."는 이 상식적인 명제가 중요합니다. 
 
 
 
 
​이제 불타는 목욕탕을 나와 불타는 사랑 고백의 현장으로 가 봅시다. 우리는 한국어로 사랑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 우리는 중요한 것부터 말했습니다. 고백의 순간에도 '나'는 제일 중요합니다. 하지만 웬만하면 이런 건 감추고 봅니다. 내가 사랑하는 '너'는 두 번째로 중요합니다. '사랑한다'는 나의 행동 내지 감정은 마지막입니다. 자, 이제​ 한국어적 마음의 구조가 보이시죠?. 한국어적 마음은, 좋게 말하면 남(공동체)을 배려하는 성향이 강하고, 나쁘게 말하면 남(공동체)의 눈치를 보는 성향이 강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영어로 사랑 고백하는 현장으로 가 봅시다. 백마 탄 금발의 왕자가 영어로 사랑 고백을 하네요. "I LOVE YOU!"  이 순간조차 'I'는 가장 중요한데, 뻔뻔하게도(?) 이를 절대 감추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LOVE'라는 나의 행동 내지 감정입니다. 사랑 고백의 대상인 'YOU'는 사실상 '떨거지' 입니다. 벽안의 왕자가 사랑 고백하는 장면, 그리 로맨틱해 보이지 않네요. 그는 나쁜 남자였을까요? 아무튼 영어적 마음은 좋게 말하면 개인의 개성과 주관이 뚜렷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이기적 성향이 강한 것입니다. 
 
 
 
 
​​정리해 보면, 한국어는 「주체(자주 생략함) + 객체 + 행위」의 어순으로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주체가 있고 그 주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하는 것이 문장의 핵심인데도, 한국어는 주체를 앞에 내세우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 대신 객체를 먼저 배려합니다. 그래서 한국어는 마치 애둘러 말하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또한 존대말 표현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어 사용자의 마음이 그렇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는 우리네 공동체의 끈적끈적하고 정이 넘치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어 사용자들의 마음이 이렇다보니, 한국어에서 많이 사용되는 어휘는 우리, 인연, 부모, 자녀, 가족, 친구, 우정, 고향, 체면, 존경, 정, 도리, 겸손, 부탁, 눈치 등입니다. 또한 저는 한국어 환경에서는 ‘신진수’라 불립니다. 저의 성(Family name)이 먼저 나온다는 것은 저를 탄생시킨 씨족 공동체, 대가야부터 삼국 신라, 남북국 신라, 고려, 조선, 그리고 남북국 한국에 이른 '고령 신씨 공동체'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천지인 모두 하나라는 관념을 가졌던 한국어 사용자들은 단·복수를 구별하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영어는 「주체(좀처럼 생략하지 않음) + 행위 + 객체」의 어순으로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주체를 언급한 뒤 그 주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부터 바로 말해버립니다. 이후 이 행동으로 영향을 받는 객체에 대해 보충설명 합니다. 그러니 핵심부터 말한다는 느낌을 주게 되지요. 또한 존대말 표현은 극히 적습니다. 한국어는 ‘저는’과 ‘나는’이 구분되지만 영어는 ‘I’ 하나 뿐입니다. 영어 사용자의 마음이 그렇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영어는 개인의 권리와 책임을 중시하는 그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어 사용자들의 마음이 이렇다보니, 영어에서 많이 사용되는 어휘는 I, You, Individual, Responsibility, Action, Activity, Plan, Independence 등입니다. 또한 저는 영어 환경에서는 ‘Philip Sheen’이라 불립니다. Philip이 저의 영어 이름이 된 까닭은 제 세례명이 Philip이기 때문인데, 아무튼 영어에서는 저의 이름(Given name)이 앞쪽에 배치됩니다. 그것은 ‘지금 이 곳에 존재하는 Philip 개인’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개별적인 것 하나하나가 중요했던 영어 사용자들은 일상 생활에서도 단·복수를 매번 정확히 구분합니다. 
 
 
 
 
이제까지 ‘한국어의 구조’와 ‘영어의 구조’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이점은 '한국어 사용자의 마음 구조'와 '영어 사용자의 마음 구조' 사이의 차이점으로부터 도출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한국어의 구조’와 ‘영어의 구조’ 사이에는 다른 차이점들도 많이 있습니다. 조음 방식의 차이부터, 대명사 it 용법, have 동사 용법, 동사 부정 용법, 시제 용법(특히 현재완료), 능동태와 수동태, 시제일치, 그리고 관계대명사까지.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이제까지 설명드린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점을 알아두는 것이 영어 말하기를 배우는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우리는 한국어가 모국어이고, 한국어라는 붓으로 사건을 자유자재로 그립니다. 한국어의 구조가 무의식적으로 뇌에 저장되어 있으며, 뇌에 저장된 한국어 단어를 추론과정 없이 바로 끌어냅니다. 언어는 결국 ‘사건을 그리는 붓’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영어 사용자가 되려면, 영어라는 붓으로도 사건을 그릴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한국어라는 붓'은 앞서 살펴 보았듯 '영어라는 붓'과 구조가 많이 다릅니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은 영어의 구조가 무의식적으로 뇌에 저장되어 있고, 뇌에 저장된 영어 단어를 추론과정 없이 끌어냅니다. 하지만 우리 수강생 분들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 그래서 한국어와 영어가 다른 뇌 영역에서 처리되는 사람들이라, 영어를 쓰려면 다른 뇌 영역만큼 더 많은 뇌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런만큼 영어의 구조를 뇌에 체화시켜 놓을 때,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과 좀 더 유사한 방식으로 뇌에 저장된 영어 단어들을 끌어낼 수 있는데, 그렇게 하려면 먼저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하다면, 한국어와 다른 영어의 구조는 어떻게 뇌에 체화시켜 놓으면 좋을까요? 언어가 ‘사건을 그리는 붓’이라는 점에서, 영어가 한국어보다 더 쉽습니다. 영어는 한국어와 달리 사건의 틀을 그대로 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논리상 반드시 다음 규칙대로만 진행됩니다. ⓐ 사건이 일어날 시간과 공간이 있습니다. ⓑ  그 시·공간에 사건을 일으키는 주체가 있습니다. ⓒ 그 주체가 어떤 행동을 합니다. ⓓ 그 행동으로 인한 상호작용적 영향을 받는 객체가 있습니다. ⓔ 결국 사건의 결과가 도출됩니다. 어떤 예외도 없습니다. 
 
 
 
 
그런데 영어는, 한국어와 달리, 앞서 본 사건의 골격과 동일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 시·공간을 부사구나 부사절로 ⓑ 주체를 주어로 ⓒ 행동을 동사로 ⓓ 객체를 목적어로 ⓔ 상호작용의 결과를 전치사 및 전치사의 목적어로 치환해 보시면 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 훈련을 계속하면 우리 뇌에 ‘영어의 구조’는 물론 '영어 사용자의 마음 구조'까지 체화시켜 둘 수 있습니다. 영어로 훈련하는 것이 어렵다면 한국어로만 훈련해도 좋고 ⓐ ⓑ ⓒ ⓓ ⓔ 단계가 어렵다면, ⓑ ⓒ ⓓ 세 단계만으로 훈련하셔도 무방합니다.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 창밖을 바라보세요. 어떤 시·공간이 펼쳐져 있을 것입니다.  이를 부사절로 만들어 보세요. ⓑ 그 시·공간에는 주인공이 있을 것입니다. 그를 주어로 만들어 보세요. ⓒ 그 주인공이 무엇을 하고 있나요? 어떤 상태가 느껴진다면 be 동사와 적합한 형용사를 떠올려 보세요. 어떤 행동을 하고 있다면 그럴듯한 동사를 떠올려 보세요. ⓓ 그의 행동으로 영향을 받는 객체가 있나요? 있다면 목적어에 적당한 단어를 연상해 보세요. ⓔ 결과가 나왔다면 전치사 to와 to의 목적어를 써주면 좋겠네요.
 
 
 
이제까지 기술한 내용들은, 제가 수강생 상담 업무를 맡고 있을 당시, "영어로 말을 하려면 숨이 턱턱 막힌다"며 고통을 호소하시던 영어 말하기 초보 분들에게 설명드리곤 했던 내용입니다. 나름의 이론을 최대한 쉽게 풀어 쓰고자 노력했지만, 어렵다고 느껴지신다면, 영어로 말할 때마다 다음의 내용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한국어와 영어는 구조가 다르고, 모든 영어 문장은  「주어 + 동사」 의 구조로 되어 있으며, 수많은 영문법 규칙들도 결국은  「주어 + 동사」 의 원칙과 극히 일부의 예외에 대한 상세한 해설일 뿐이라는 것.